유아기 체벌, 오히려 문제 행동 낳아
어린 아이가 잘못을 했을 때 혼낼 요량으로 엉덩이를 때리는 부모가 많을 것이다. 문제 행동을 지적하고 부정적인 자극을 주어 더 이상의 문제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엉덩이 체벌이후에 아이가 자라서 문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교토 통신에 따르면 도쿄 대학의 치과 대학 교수인 후지와라 다케오 박사와 이치로 미국 하버디 대학 교수 팀은 지난 31일 국제 어린이 학대 방지 학회 학술지에 이러한 내용을 실었다. 주요 골자는 유아기의 체벌이 교육적으로 역효과를 낸다는 사실이다. 그 동안 교육계에서는 아동 학대가 아이에게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연구가 많았으나 이번 연구에서는 엉덩이 체벌등의 훈육적인 요소가 들어간 체벌의 경우에도 문제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어 눈길을 끈다.
체벌 빈도가 높을 수록 문제 행동 위험 커져
이 연구는 본래의 체벌 목적은 훈육이었으나 유아기의 체벌이 교육적으로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일본 후생노동성이 자녀양육 지원에 활용하기 위해 2001년생 어린이를 추적 조사한 ’21세기 출생아 조사’자료 2만9천 명분을 이용해 3살 반 때 엉덩이를 때리는 등의 체벌을 받은 적이 있는지가 5살 반으로 성장한 후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석했다. 조사결과 3살 반 때 보호자로부터 체벌을 받은 어린이는 체벌을 전혀 받지 않은 어린이에 비해 5살 반이 된 시점에서 “이야기를 침착하게 듣지 않는” 행동을 할 위험이 약 1.6배, “약속을 지키지 않을” 위험이 약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체벌빈도가 높을수록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단순한 엉덩이 체벌 조차 훈육 효과 없어
연구팀은 연구 결과에 영향을 주는 가정 환경이나 성격에 따른 영향이 없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통계학적 처리를 하여 객관적인 자료를 뽑는데 최우선을 기하였다. 연구를 주도한 후지와라 교수는 “엉덩이를 때리는 체벌은 일본에서는 학대로 간주 되지 않고, 사회적으로도 용인 되는 분위기이지만, 이번 결과는 이러한 단순한 엉덩이 체벌 조차 후에 아이들의 성장 발달에 영향을 주어 문제 행동으로 이어 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엉덩이 체벌 조차 가끔씩은 어른이 일시적으로 화난 자신의 감정을 어린 자녀에게 푸는 것일 때도 있다”며 “엉덩이 체벌이 예의 범절 교육에는 큰 효과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현재 스웨덴을 비롯한 전 세계의 약 50개국은 가정에서 어떠한 형태의 체벌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유아기의 어떤 종류의 체벌도 부정적인 영향
니시자와 사토루 야마나시(山梨) 현립대 교수는 체벌 빈도가 낮다고 해서 아이들의 문제 행동이 생기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고 주장했다. 버릇을 들이기 위해서는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깨달을 수 있도록 체벌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부모가 도와 주어야지, 잘못에 대해 겁을 주어 행동을 막으려고 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고 강조하였다. 니시자와 교수는 위 연구에 덧붙여 “체벌의 강도와 빈도와는 상관 없이 어떤 종류의 체벌도 아이를 훈육 하는데 역효과를 줄 수 있다”며, 유아기 체벌은 어떠한 경우에도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