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 가을 여행, 하퍼스 페리로 출발!

타계한 가수, 존 덴버의 노래가 아니더라도, 웨스트 버지니아는 온 산하가 정겹고 고향같은 느낌을 준다. 웨스트 버지니아 사람들을 이르는 별명 가운데 하나는 산사람(마운티니어)이다. 애팔래치안 산맥이 주 전체를 관통하다시피 하는 바람에, 좀 과장하면 평지가 없다고 할 만큼 웨스트 버지니아는 산이 많다.

깊고 많은 산들은 그에 비례해 수 많은 숫자의 강과 시내를 만들어 냈다. 하퍼스 페리(Harpers Ferry)는 산과 강, 혹은 시내가 어울린 크고 작은 웨스트 버지니아의 도시나 마을 가운데서도 뒤지지 않는 풍광을 자랑한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을 거쳐 대서양으로 흘러나가는 포토맥 강과 수많은 절경을 품고 있는 쉐난도아 강이 합류하는 바로 그 지점에 하퍼스 페리가 자리하고 있다.

한국으로 말하면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서울 동쪽의 양수리와 비슷한데, 다른 점이라면 강을 만드는 주변의 산들이 조금 더 가파르다는 점이다. 하퍼스 페리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이 곳은 강의 이쪽과 저쪽을 이어주는 페리가 다녔던 곳이다. 하퍼스란 이름은 하퍼 일가가 1700년대 본격적으로 이 곳에 정착해, 개발을 주도했던 탓이다.

하퍼스 페리는 20세기 들어 주목을 받기 시작한 곳이 아니다. 식민지 초기부터 워싱턴 일대에 사는 내놓으라는 유명인사들이 자주 이 곳을 방문했다. 물론 휴양이 목적이었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과 3대 대통령인 토머스 제퍼슨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제퍼슨은 딸과 함께 이 곳을 찾아, “자연에서 어쩌면 가장 대단한 풍광을 가진 곳”이라는 유명한 애기를 남기기도 했다.

하퍼스 페리는 웨스트 버지니아에 속해 있지만 강을 건너면 한쪽은 매릴랜드, 다른 한쪽은 버지니아로 3개 주가 머리를 맞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이킹, 래프팅, 자전거 타기, 암벽 타기 등을 위해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은 끊이지 않는다. 워싱턴 DC 한 복판에서 차로 1시간 30분도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수도와 가깝다.

하퍼스 페리는 마을 전체가 사실상 국립 사적지로 지적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이 곳은 노예 해방을 목표로 했던 사람들이 유혈 습격을 감행한 장소로도 유명하다. 이후 남북전쟁 때는 북군과 남군이 교대로 수없이 탈환을 거듭했을 만큼 요충이었다. 고속도로가 도시에서 좀 떨어진 곳으로 지나가면서 한때 방문객 숫자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1980년대 후반부터 다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워싱턴 DC와는 철도로도 이어진다. 이 철길 가운데 상당 구간이 포토맥 강변으로 따라 나 있어, 기차를 이용해 이 곳을 찾는 것도 운치 있는 여행이 될 수 있다

출처: Life in US

http://www2.lifein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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